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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술의 성장인가 자본의 질주인가
미술의 성장인가 자본의 질주인가
민예총 예술정책토론회 ‘미술시장의 질주와 창작’ 열려
2007-07-23 오후 4:40:47        
[이메일보내기 태윤미 기자
민예총 예술정책토론회의 첫 번째 시간 ‘미술시장의 질주와 창작’이 20일(금)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강의실에서 열렸다.
▲ 민예총 예술정책토론회의 첫 번째 시간 ‘미술시장의 질주와 창작’이 20일(금)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강의실에서 열렸다.

지난 2~3년 새에 국내 미술시장의 규모가 ‘폭발’이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닐 만큼 비대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이를 긍정적으로 볼 것인가, 부정적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해석 역시 분분하다. 올해 미술시장 규모가 4천 억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국내 미술시장의 비전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바로 지난 20일(금)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예술정책토론회의 첫 번째 시간 ‘미술시장의 질주와 창작’이 그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병식 경희대 교수(미술평론가)가 ‘미술시장의 질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윤태건 아트디렉터(The Ton 대표)가 ‘미술시장과 창작활성화’를 주제로 한 발제를 맡았다.

두 발제자는 지난 2년 동안 급성장한 국내 미술시장의 현황을 분석하면서 현재 가장 주목되고 있는 ‘미술시장 거품론’에 대해 “아직까지는 문제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윤태건 디렉터에 따르면 “국내 GNP(5,200억 달러)가 세계 10위인데 반해 미술시장 규모는 20위권으로, 아직까지 경제규모에 비해 미술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묻지마 투자’, ‘쏠림 현상’ 등을 야기하고 있는 미술시장의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두 발제자 모두 회의적인 태도를 취했다. 최병식 교수는 “미술품에 투자개념이 적용되면서 예술적 만족도와 투자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미술품 거래가 미술시장 규모 상승에 많은 영향을 끼친 반면 이러한 현상이 블루칩 작가군과 그렇지 않은 작가군과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교수는 ▲아트 마켓의 전문가 지원과 양성 ▲작가들의 다양성과 시장전략 ▲장기적인 투자와 전속작가 제도 ▲진정한 컬렉터 층의 확대 ▲기업, 뮤지엄 컬렉션의 확대 ▲국가적인 차원의 기금 등 확대 ▲아트페어 등의 신진작가 지원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윤태건 디렉터 역시 ▲양극화 심화 ▲유통구조의 합리성과 투명성 부족 ▲편중된 작품 경향 ▲1차 시장과 2차 시장의 혼재 ▲입도선매 등 투기로 변질될 조짐 ▲불안한 컬렉터 구조 등 미술시장의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컬렉터 층의 다변화와 시장 활성화, 투명성 제고를 통한 시장 구조의 선진화를 위한 조세 정책에 대한 검토”를 제안했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

윤태건 아트디렉터


토론에는 임옥상 작가, 김복기 아트인컬처 발행인, 유진상 계원예술대 교수(국제갤러리 사외 이사), 송복남 포탈아트 기획이사가 나섰다.

“이미 미술시장도 산업”이라고 주장한 송복남 기획이사는 현재 미술시장에서 문제제기되고 있는 ‘투기성’ 소비에 대해 “대중적 소비와는 거리가 멀었던 미술품 소비가 확대됐다고 해서 ‘폭발’이라는 단어를 동원해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은 과분한 일”이라며 “미술품 거래는 시장의 범주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옥상 작가는 “현재 미술시장의 질주는 곧 자본의 질주”라며 “단지 시장논리로만 미술시장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부질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임옥상 작가는 “작가가 자본주의의 규정 속에서 어떻게 사회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면 작업할 수 있겠느냐”며 “미술시장의 미래를 논하기 위해서라면 먼저 사회 구조적 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최병식 교수는 “미술시장 확대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미술시장 질주의 현상들이 문제”라며 “미술품을 소비하면서 환금성을 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바로 단기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송복남 기획이사의 발언에 대해 최병식 교수는 “미술작품은 음반과 영화와는 소유개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미술시장을 산업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면서 “아트마켓이라는 말과 미술산업이라는 말은 구분되어야 하며, 아트마켓 속에서도 실험적인 경향과 산업적 경향의 양극화가 심해진다면 미술시장의 미래비전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한 임옥상 작가, 김복기 아트인컬처 발행인, 송복남 포탈아트 기획이사,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왼쪽부터)

한편 유진상 교수는 현재 미술시장 폭발현상에는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들이 많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면서 “모두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좋은 작가는 많은데 제도가 미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진상 교수는 국내 미술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옥션 역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작품의 가격은 분명히 떨어질 것이고, 이전의 작품 가격보다 못한 가격으로 작품이 팔리는 것에 대해 작가 역시 불만을 토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태건 디렉터는 “이미 시장에서도 각광받는 작가만 거래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좋은 작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미술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김복기 아트인컬처 발행인은 미술시장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작품 위작’ 논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복기 발행인은 “위작 문제는 미술계 내부적으로 미술품 감정제도의 정착과 맞물려 있다”면서 “모처럼 불붙은 미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술시장의 질주와 창작’이라는 주제로 4시간 여동안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미술시장에 대한 담론과 문제점, 대안 등에 대해서는 열띄게 논의된 것에 반해 ‘창작’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아 아쉽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중론이다.

최병식 교수가 들어가는 말로 “창작환경이 튼튼해진다면 아트 마켓뿐 아니라 미술 전반이 견고해 질 것”이라고 지적한 것과, 임옥상 작가가 “자본과 함께한 질주가 아닌 모든 것으로부터의 탈주(자유)”를 주장한 데에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by yoonm | 2007/07/23 18:14 | article, Culturenews | 트랙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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